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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0 (화)

고영진 작가 인터뷰

차를 좋아하는 작가의 역동적인 작품세계
보이는 관점에서 새롭게 작품 요소로 활용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고영진 작가 해미아트갤러리 개인 초대전 포스터

 

서산 해미아트갤러리에서 열린 고영진 작가 초대전이 성황리에 마쳤다. 그동안의 소감과 작품 세계를 들어 보았다.

 

이번 개인전에 대한 소감은?

 

저는 크레이시 카를 너무나 좋아했고, 어렸을 때부터 그리고 제가 차를 타고 다니면서 느낀 점과 일반적으로 남들이 신경 안 쓰는 그런 풍경들인 풀이라든가 나무라든가 어떤 건축물 그런 것들을 제 나름의 방식대로 이렇게 차랑 잘 어울리게 매치시켜서 그것을 작품화시키는 데 관점을 두었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틀어박혀서 작품활동만 하게 됐네요 하하하

 

이번 전시작품에 대해? 

 

저의 그림은 재료에 있어서는 한국화 쪽인데 장지에 채색을 많이 했고, 색감들도 강한 색감보다는 약하게

 

거의 블랙 쪽은 많이 안 쓰고 카키색이라든가 녹색 계열 그런 쪽을 좋아해요. 

 

그리고 작품 완성도에서 선을 중요시 여기서 보통 한 작품당 스케치를 한 다섯 번 정도는 해요. 

 

스케치에 보면 2차적인 그런 느낌보다는 어떤 평면적인 느낌을 살리면서 그 평면 속에 어떤 형체가 다 나와 있는 것 뚜렷한 선을 좀 좋아해요.

 

 

서산 해미아트갤러리에서 열린 고영진 작가 작품

 

그림에 자동차가 작품마다 들어가 있는데?

 

자동차가 많이 들어가 있지요? 하하 다른 작가들도 자동차를 많이그려요 그런데 저는 그림에서 역동적인 구도를 좀 좋아해요. 

 

다리 고가도로 쥐가 막 수직을 쓴다든가 어떤 그 차를 타고 가다가 그런 호감이 밑에 딱 섰을 때 어떤 웅장함 같은 것들을 좀 제가 본 것도 있고 그걸 이제 제 차랑 접목하면 잘 어울리겠다 해서 접목을 시켜봤죠. 

 

그래서 뭐 남들은 뭐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부분 그냥 아파트 갔다가 주차를 일반적인 주차자리에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상상 속으로 아파트 옥상에 내 차를 주차를 해보고 싶다는 상상을 해보는 거죠. 그런 상상으로 아파트 옥상에다 주차 한 내 차를 그려보는 거죠

 

똑같은 차여도 어떻게 접근해서 어떻게 풀어내냐에 따라서 작품 방향은 틀어지는 것 같아요. 

 

 

해미아트갤러리에서 함께한 고영진 작가

 

코로나로 어려운데 전시회 준비?

 

저는 코로나 팬데믹이 나한테는 상당히 도움 됐어요. 

 

뭐 밖에 잘 나가지 못하니까 외부적인 활동도 제한되니 작업이라도 좀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했지요.

 

그러다 보니까 작품에 빠지고 또 작품에 대한 열정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은?

 

네 저도 거의 붓을 놓은 지가 한 20년 넘었어요. 

 

왜냐하면,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니까 가장으로서 책임감 경제도 중요했지요. 그다음에 이제 나이 먹고 어떤 공허함이랄까 그런 것들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작업을 다시 시작했지요

 

인테리어 쪽 일을 하면서 밤에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뭐 쉽지는 않았지만 잠을 덜 자고 1시나 2시까지 작업을 했지요. 

 

남들 잘 때 작업을 한 양이 한 2년 정도 되니까 한 16점 정도가 작품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거 가지고 전시를 한번 해보자 해서 전시를 하게 된 거죠.

 

 

서산 해미아트갤러리에서 열린 고영진 작가 작품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저는 뭐 잘 나가는 작가도 아니고 유명한 작가도 아니지만 나름대로 내 소신 가지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고집스럽게 그렸어요. 낮에는 인테리어 쪽으로 일을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일을 손 떼지 못하겠더라고요. 예를 들어 주변에 후배들 같은 경우, 이제는 너무 잘 나가는 후배들도 많고 그런 후배들이 나를 끌어당겨 주더라고요. 이런 말을 하면서요 선배는 학교 다닐 때 정말 짱이었어요. 

 

선배 그림 스케치를 보면서 어떤 디테일한 그런 것들을 보게 되고 영감을 받았다고, 그런 영향으로 작품 따라 하기도 했다는 많이 도움을 받았다는 그들의 말에 오히려 요즘 제가 더 자극받고 있습니다. 이십 년 넘게 유지해 온 후배들의 모임 그런 모임에도 적극적인 권유로 가입하게 되고 함께 활동 영감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차 특히 옛날 차들을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옛날 차들은 기계식이잖아요. 그러니까 기계식의 어떤 안 되는 점들을 수리 보완해 나가면서 차를 붙여보고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면서 그 작업 속에서도 작품의 영감을 많이 받게 돼요.

 

고영진 스스로 느껴지는 변화는?

 

솔직히 그동안 작업을 안 하게 된 이유가 있어요. 제가 작업을 하면 누군가 그린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내가 상상을 해서 그렸는데 내가 그리는 게 다 미리 누가 그린 것 같은 내가 모방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 때문에 붓을 내려놓게 된 거죠. 이해 가세요? 그러다가 차를 타면서 그 생각이 많이 바뀐 거예요. 다니면서 좋은 풍경도 보고 주변을 다시 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요즘에 작품 주제를 찾기가 소재 찾기가 굉장히 편해요. 

 

그냥 내가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어요. 

 

다 내 주위에 있는 거예요. 그 작품도 막 되게 빠르게 진행이 되고 많이 빨리하게 되고 더 열심히 하게 되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하하

 

앞으로 추구하는 바는? 앞으로의 계획은?

 

차를 좋아하고 인테리어 일을 하는 나만의 현실 생활을 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다 해서 어느 순간 그림을 다시 그리게 됐어요. 

 

그림을 그리면서도 이렇게 개인전까지 하게 된 거죠. 

 

그렇게 불붙으니까 내년 전시도 또 나름대로 계획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내년 전시를 한 4월쯤에 잡고 있어요

 

작품이 되고 허락이 된다면 계속 저를 알릴 거예요. 

 

제가 유명해지려고 그런 뜻에서 알리는 게 아니라 제 자신이 어떻게 변해가고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그런 표출을 하고 싶은 거예요.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거죠.

 

특히 요즘은 그냥 지나쳤던 것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지나다니면서 길옆에 풀 같은 것을 보면 저건 풀이구나 그냥 평범하게 보는 벌레구나! 지나치게 되잖아요.

 

근데 하찮은 풀도 제가 보는 관점에서 새롭게 작품 요소로 활용된다는 것을 느꼈고 고영진 작품으로 만들어 질겁니다. 다음 전시에는 아마 풀이 많이 등장할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대학 후배 전시회에 가야 된다는 고영진 작가는 오래된 친구 같은 파란색 스포츠카에 몸을 실었다. 그는 무르익은 자유로운 예술가의 모습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