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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작품전시회 오기전 개최 졸업전시회를 마음껏 할 수 없었던 대학생들의 색다른 도전 동덕여대 패션디자인과•미디어디자인과, 남서울대 유리세라믹학과 대학생 작품전시회 편집국 2021-07-05 11:56:51

코로나로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대학생들이 '오기로 만든 작품'을 지하철 역사에 전시하였다.

[사람과뉴스=오치훈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사 한쪽에서 이색적인 이름의 전시회가 열렸다.

오기전(傲氣展. 오기 전. 2021년 6월 28일~7월 2일). 디자인과 대학생들이 ‘오기를 가지고 만든 작품 전시회’라는 뜻이다. 전시공간을 지하철역사로 정하고, ‘지하철이 오기 전 감상하는 전시’라는 뜻도 포함시켰다.

참여 작가들은 동덕여자대학교 패션디자인과, 미디어디자인과, 남서울대학교 유리세라믹학과 학생들이다. 지속적인 모임을 해온 동아리가 아니라, 갑자기 기획한 이번 전시회를 위해 모인 학생들이다. 학교도 다르고, 전공이 다르니 작품도 다르다.

부디렉터 김예은 씨(동덕여대 미디어디자인과)가 들려준 전시회 ‘오기전’의 배경은 2019년에 발발하여 현재까지 전 세계에 엄청난 피해와 변화를 주고 있는 코로나 얘기로 시작되었다.

♣ 전시회 오기전의 배경은

이번 오기전에 참여한 학생들은 패션디자인학과, 미디어디자인학과, 유리세라믹디자인학과로 공통점은 모두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그러나 이 세 학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코로나나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맞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은 주로 한 학기동안 몇 개의 작품을 구상하여 작업한다. 학교에서는 작품전과 졸업전 등의 전시회를 열고 학생들의 작품을 관람자에게 공개하여 보여주는데, 학생들이 작품에 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고학년의 경우 디자인회사나 스튜디오 등 취업과도 연계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전시회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 오기전도 디렉터 한예지 씨(동덕여대 패션디자인과)가 졸업 작품 전시에 아쉬움을 느끼고, 개인적으로라도 자신의 작품을 일반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기획하게 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디자인과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아쉬움과 갈증, 거기에 열정이 더해져 오기전을 개최하게 되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두고 우리는 무엇을 희생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콜라주로 표현한 작품 옆에 선 학생작가 김예은 씨 (좌측. 미디어디자인 전공)우리의 의식을, 우리의 뻗어나가는 신경계를, 그리고 여러 시대를 거친 지층 변성에 대한 상징성 있는 돌을 통해 고고학적인 변성을 표현한 김선우 씨 (우측. 유리세라믹학과 전공)


♣ 오기전의 준비과정은

준비기간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참여 작가/디자이너 학생들의 거주지가 다른 것도 있고, 코로나 상황이라 직접 만나서 전시회를 의논하고 준비하는 것도 제약이 많아 기획회의는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영역이 서로 다른 작품을 어떻게 통일성 있게 전시할 수 있을지, 일반 관람객들이 전시회에 관심을 갖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지 의견을 나누었다. 전시기간 동안 전시회를 안내하고 작품을 설명해줄 수 있는 전시 지킴이는 서로 시간을 나누어 맡도록 했다.

코로나 상황으로 정상적인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실기수업조차 비대면으로 강행된 학사 일정 속에서 디자인 전공 학생들은 땀과 눈물이 섞인 작품을 만들어놓고도 전시할 기회가 없었다.전시회 오기전에서는 일반인 관객을 만나기 위해 지하철 역사, 열린공간으로 직접 들고 나온 학생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 지하철 역사를 전시공간으로 정한 이유는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공간 중 하나가 지하철이다. 일반 관람객에게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도 지하철이라고 생각했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의 교육이나 일상생활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그 자리에서 우리들만의 해결책으로 찾아낸 새로운 방법이었다.

좀처럼 끝나지 않는 이 팬데믹 상황은 이전에 당연했던 일들을 모두 묶어놓았다.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전시회를 갈 수 있는 문화생활은 이제 조심스럽고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하철 역사’라는 열린 공간에서 일반인을 관람객으로 초대하여 그들에게 문화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고, 학생작가들이 오랫동안 묵묵히 견디면서 쌓아온 시간을 작품을 통해 펼쳐보이고자 했다. 사회로의 발돋움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전시회 오기전’이 새로운 영감과 희망의 지점이 되기를 소망했다.

전시회 오기전에 작품으로 참여한 학생작가들대부분이 4학년인 이들은 사회생활로의 발돋움을 위해 작품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과 방법을 찾아 열린공간으로 나왔다.


♣ 「전시회 오기전」에 시동을 걸었던 디렉터 한예지 씨는

유래없는 펜데믹 속에서 이전 것을 고수할 없는 상황, 새로운 방안들을 모색해야 했으나 예전의 당연한 것들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사람들은 반복되는 온라인 활동에 지쳐가고, 학생들은 학교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비대면 속에 고군분투하며 빚어낸, 땀과 눈물이 섞인 작품을 직접 선보이지 못한 아쉬움과 답답함이 켜져갔다.

일반 전시장과는 다른 환경, 열린 공간, 다른 학교, 다른 전공들과의 연합...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 일을 기획하여 시도하고 해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대학생 작품전시회 오기전 포스터사람과뉴스=오치훈 기자=pnn85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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