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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It's okay’) 편집국 2021-06-27 11:28:51


지난 6월 8일 아메리카 갓 탤런트(미국 NBC 방송)에서 골든 버저를 받은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30세의 제인 마르크제프스키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현재 폐와 간, 척수에 암 진단을 받은 상태다. 그날 방송 출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그녀는 오늘 부를 노래는 자기 인생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해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작곡 ‘it's okay’라는 노래를 불렀다. 노래 가사의 대부분도 ‘it's okay’와 ‘it's all right’였다. 그녀는 삶의 희망이 모두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태에서 그 누구보다고 밝게 자신의 노래를 불렀다. 이 놀랍고 짧은 노래가 끝나자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골든 버저를 누른 것이다.

노래를 마친 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저의 생존 확률은 2%입니다. 그런데 2%는 0%가 아닙니다. 2%는 대단한 겁니다. 저는 사람들이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지 알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이다.

내가 만약에 암 진단을 받고 생존 확률이 2%라면 어땠을까? 그녀처럼 괜찮다고 노래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무엇이 그녀를 괜찮다고, 다 잘 될거라고 노래하게 했을까? 그녀의 깡마른 얼굴과 바싹 마른 몸집에 비해 밝게 빛나던 눈동자와 자신감 넘치는 얼굴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보통 나는 괜찮다는 말을 정말로 괜찮지 않을 때 한다. 괜찮지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용납이 안 될 때, 또는 괜찮지 않다고 말하기가 자존심이 상할 때다. 그러니까 내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전혀 괜찮지가 않기 때문이다.

남편이 수석이 취미라고 돌맹이들을 잔뜩 주워서 거실 바닥에 이리저리 놓았다. 받침대를 맞추자니 돈이 많이 들어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갖다 놓은 것이다. 돌맹이를 줍는 기쁨이야 뭐라 할 수 없지만 그 돌맹이들이 문제다. 주방으로 가는 길에 놓여 있는 돌맹이에 엄지 발가락이 자꾸 부딪힌다. 화장실 가다가도 부딪히고 말이다. 아프고 화가나서 미칠지경이지만 유일한 취미활동을 하고 있는 남편에게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덕분에 엄지발톱이 까맣게 죽어 버렸다. 남편이 내 발톱을 보면서 괜찮냐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조심성 없는 여자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 자존심 상해서 괜찮다고 말한다. 거짓말이다.

괜찮지가 않는데 괜찮다고 말하기. 어쩌면 제인 마르크제프스키도 괜찮지 않을지 모른다. 그녀가 정말 훌륭한 것은 2%의 가능성을 믿는 마음이다. 2%라는 가능성 때문에 괜찮지 않지만 다 잘 될거라는 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2% 덕분에 괜찮다는 것이다.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그 희망에 기댈 수 있다면 괜찮다는 것이다.

오늘 나도 그 2%에 희망을 걸고 괜찮다고 노래하려고 한다.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나를 뜯어 말려도 나는 그 2%의 가능성에 도전장을 내밀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제인처럼.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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